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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마음, 9와 숫자들  (0) 2016.02.16

crossin/하루

누가 누구를 사랑하고 누가 누구와 이별하고 누가 누구를 미워하는 일

 

나도 아직 그 속에 있는 걸까, 이제는 빠져나온 걸까

 

지금까지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사람에 대한 미련은 아직 남아있고, 앞으로도 남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고 다시 만날 것이다. 지금 네가 누굴 사랑하고 있어도, 언젠가 꼭 다시 한 번은 나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고 생각한다.

 

정작 서로 사랑한다 말할 수 있었을 땐, 그냥 바람같은 감정이었는데. 기분 좋게 맞는 바람.

이제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데, 끈끈하고 무거워졌다.

 

사실 그 이후로 누군가와 연애하는 것은 최대한 피하고 싶다. 한창 만나다 헤어지고 난 뒤 비일상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것과 그런 생활을 다시 일상적인 것으로 바꾸어놓는 데에 너무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연애 자체를 시작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점점 비연애상태가 길어지는데, 이러다 평생 비연애인구로 살아가는 것도 싫지 않다.

 

그렇지만 그 사람 입장에서는 싫겠지. 내가 계속 자기 블로그를 들어가고, 카톡 프로필을 체크하는 것을 알고 있을테니, 제발 부디 다른 사람에게 그 열정을 쏟아주길 바라고 있겠지.

그런데 정말 나도 모르겠다. 내가 이 사람에 대한 미련을 이렇게까지 버리지 못하는 이유를.

우리가 서로 연애한다고 말하던 몇 개월의 시간 동안에 나는 정말 시들했는데. 편하고 좋긴 했지만 정말 그냥 그랬어. 이렇게 질척거리게 될 거라고는 생각한 적 없었어. 정작 그런 마음을 들키고 차여버리니까 불이 붙어버린 건가.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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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

crossin/하루

내일, 아니 오늘 첫 만남을 앞두고 있다.
내가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일단 C를 만나면 어떤 얼굴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다. 모르는 척 할 수는 없고, 먼저 말을 걸어야 하나? 무슨 말을 나눠야 하지. 그 때 내가 말이 심했다고, 앞으로 계속 마주쳐야 할 텐데 서로 불편하지 않게 지내자고. 그 정도만 말하면 될까? 모르는 척 하는 것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낫겠다.

표정은 어떻게? 너무 들뜨지도 우울하지도 않게.
태도는? 너무 꼿꼿하지도 비굴하지도 않게.

예상되는 반응은
대화를 거부한다/날 피한다
먼저 말을 건다
화를 낸다/욕을 한다
적당한 얼굴로 나처럼 응대한다
관계를 개선하고자 한다

가능성이 높은 것은 1과 4
가장 긍정적인 반응은 4
가장 재미있는 반응은 3
가장 조심해야 하는 반응은 2와 5

그 외의 사항은 조금 더 생각해보는 것으로

 

C는 좀... 멍청하다고 생각되는데, 이렇게 얼마나 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다.

덕분에 편해지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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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

crossin/하루

2년 쯤 전에 아주 과제가 많은 수업을 동시에 여러 개 들었다. 일주일에 각기 다른 주제로 글을 두 세 편씩 써야 했는데, 일기도 쓰지 않는 나에게는 굉장히 힘든 일이었다.

질은 보장하지 못해도 기한을 넘기지는 않는 것을 목표로 한 학기를 보냈고, 결과적으로 성공하기는 했다. 이런 영양가 없는 성실함은 질 낮은 글을 마구 쏟아내게 했지만, 그래도 글을 쓰는 것 자체를 덜 무서워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그 때는 A4 한 두 페이지 정도는 정말 쉽게 쓸 수 있었다. 물론 부족한 글이지만은.

그런데 그마저도 안 하게 되니, 이제는 글의 질도 양도 기준 미달이다.

졸업 논문을 쓰면서 뼈저리게 느꼈는데, 개요를 짜는 것 부터가 너무나 어렵고, 이 주제로 쓰면 어느 정도 분량이 나오겠다는 감도 완전히 잃어버렸다. 결국 졸업 논문 제출에는 실패했다.

그러다 지금 어느 정도의 질이 요구되는, 분량이 정해져있는 글을 써야 하는데 쓰기 싫기도 하거니와 안 써진다. 보통 어느 정도 쓰고 나면 '이 정도 분량이겠거니' 하는 감이 오는데, 적당히 쓰고 확인해보니 내가 생각했던 분량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더 이상 손을 대기도 싫어 그냥 미뤄두고 있다.

과제라는 것이 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도움이 되기는 하나보다. 그 많은 보고서들을 다 어떻게 써 왔던 건지, 과거의 내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때 써뒀던 글을 보면 영구 삭제해버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느라 애를 쓰고는 한다.

 

나는 성실하다는 평을 종종 듣는다. 지금까지 학교에 다니면서 결석한 날은 하루도 없다. 물론 지각은 종종 했다. 그러나 나에게 이것은 성실함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강박이다. 나에게 있어서 성실한 것은 단순히 시간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기 때문에. 글을 기한에 맞게 제출한다고 해서 성실한 게 아니라, 기한에 맞춰 열심히 써야 성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성실하지 않고, 이렇게 정신은 빼두고 몸만 왔다갔다 하는 것을 굉장히 바보같은 일이라고 자책하면서도, 결국 그 시간에 꼭 그 자리에 가게 된다. 시간과 돈(교통비)를 버리는 일이라는 생각에 괴로웠는데, 이 글을 쓰다보니 그것도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지 않을까 희망이 생긴다. 하지만 아닐 것을 안다.

아 그런데 오늘 결석했다. 와. 맞네 오늘 결석했다.

계절학기 청강 수업이었는데, 마지막 날이었는데 결석했다. 의미있는 날이군. 그런데 그 수업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진 않은데.

 

어쨌든, 나는 이 강박에서 조금 벗어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주변 사람들은 다 성실한 것이라고, 좋은 자질이라고 말해주지만, 주변 사람들이 다 좋다고 하면 그건 뭔가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나에게 있어. (미안)

지각도 하고, 약속도 마음대로 펑크내고 싶다. 잠수도 타고 싶고, 내가 꼭 해야만 하는 일들을 다 안 해버리고 싶다.

2월은 그래봐야지.

그런데 오늘 또 정기적으로 글을 쓰는 모임을 계획해봤다.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글은 쓰고 싶다. 아니 글을 잘 쓰게 되고 싶다. 글을 잘 쓸 수 있게 무언가를 하고 싶다.

 

그러면 지금 니가 해야 하는 것부터 하란 말이야. 발제문을 어서 완성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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