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참 똑똑하다

crossin/하루

그래서 조금 우울하다가. 그래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 사람들이 다 나보다 멍청하면 그 세상은 망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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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으로부터 도망치고 싶다.

crossin/하루

선생님 말씀대로 나는 도피 중이었나보다. 다음이 결정되니 무섭다. 도망치고 싶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고 매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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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crossin/하루

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이전과 하나도 달라진 게 없는 나를 보면서 다시 또 착잡해졌다.

긴 글을 쓰고 싶었는데

 

사실은 이런 글을 쓰려던 게 아닌데, 내가 왜 글쓰기 버튼을 누른 건지 기억이 나질 않아.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습관적으로 눌렀을지도 모른다. 내 행위의 80프로는 이유 없이, 사유 없이 습관적인 행동들로만 이루어져 있다.

 

추운 밤이다.

혹독한 가을을 지나 혹독한 겨울을 맞고 있다.

피임약은 호르몬을 조절해서 기분을 엿같이 만들어놓았고,

술도 담배도 안 된다.

 

매일 밤마다 나는 울고, 이 노래의 가수는 울지 말라고 하고.

책의 저자들은 알 수 없는 이야기들만 하고.

선생님은 한숨을 쉬고.

 

친구의 눈은 반짝이고, 내 눈은 사진을 찍을 때만 반짝인다.

 

엄마의 생신에 나는 내년을 생각하고

이제 다시는 이런 시간이 없을 거라 위로한다.

 

발이 시리고, 손도 시리고.

허벅지랑 팔뚝이 떨린다.

 

전기장판은 켜져 있고, 누으면 잠이 들 준비가 되어 있는데

 

매달리고 싶다.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까 날 좀 받아달라고 눈물 콧물 다 짜면서 매달리고 싶다.

 

나도 역시, 이번에도 역시 구원을 바랐다.

그가 날 구원해줄 거라고 믿었어.

앞에서는 코웃음 쳤지만.

 

내가 좀 더 똑똑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좀 더 여유있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의 빛을 닮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계속 맴돌다 보면 그 빛이 조금은 옮겨 올 거라고 생각했어.

 

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는데, 하면 할수록 아 이 간극이 너무나 크다는 것만 느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세상을 보는지 알고 싶었는데

더 멀고 깜깜해졌어.

난 실패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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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결국

crossin/하루

결국 나의 문제는 나에 대한 기대가 너무나 크다는 것인데,

그걸 몇 년 째 생각하고는 있는데.

 

그럼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모르겠다.

내 지향과 나에 대한 기대는 어떻게 다를까?

내가 되고 싶은 사람과 나일 거라고 생각하는 모습의 차이인 건가?

아니 나에 대한 기대도 어쩌면 나의 지향인 걸?

 

현실적으로 이상을 설정해야 한다?

이런 모순적인 말이

 

도대체 지금 이, 이 시간을 어떻게 지나야 할 지 모르겠다.

그냥 이러다가 나는 죽어버릴 것 같은데.

아니 이러다가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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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crossin/하루

을 했는데, 빠가같은 질문을 했다.

이미 다 설명한 이야기를, 마치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것 마냥 들뜬 얼굴로 질문했다.

멍청하고 바보같은 나를 다시 되새기면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다른 자리에서 만난 선생님은 약간 날카로워 보였고, 역시나 외로워보였다.

그리고 뭔가, 불편해보였다.

 

그 불편함의 원인에 내가 있을까봐 걱정되면서도, 내심 바랐다.

내가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은 아니길.

 

언젠가 이렇게 멍청한 나를 설명할 기회가 있을까.

있었으면 좋겠다가도 없었으면 좋겠다.

있으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항상 선생님을 생각하고 있어서, 그래서 마주치면 당황하고 숨어버려요.

길을 걸으면서 선생님을 마주쳤으면 좋겠다고 되뇌이고 되뇌이다가 선생님을 마주쳐서 기쁘면서 창피해요.

 

나는 도대체 지금 뭘 하고 있는 걸까.

 

가까워지고 싶다는 마음에 시작한 모든 것들이, 결국 더 멀어지게 만든다.

어차피 곧 떠나게 될 테니까. 그럴 테니까.하면서 나를 위로해보려 하지만 슬프기만 하다.

 

나는 왜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아닐까.

언젠가 한 번은 그랬던 것 같은데, 요즘은 녹이 잔뜩 슬어있는 언니의 자전거가 된 것 같다.

 

그 곳에서 날카로운 질문을 하며 주목을 끄는 내가 되고 싶었던 건지,

내가 그 공간에 있다는 걸 알리지 않고 몰래 관찰하고 싶었던 건지,

가서 인사하고 기특한 학생이네요! 칭찬받고 싶었던 건지. 나도 내 의도나 기대를 알 수 없어 답답하다.

 

결과적으로 나는 바보라는 것을 확인했고,

이상한 눈빛으로 곁눈질로 선생님을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들켰을지도 모르고.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시간만 보내는 한심한 나이 많은 멍청한 못난 학생으로 남아버렸을 것이다.

 

 

나는 왜 이런 글들을 쓸까?

이건 글인가?

왜 자기비하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내 몸에 정말로 문제가 있어서, 호르몬 때문에 나의 우울함이 조절 범위를 넘어선 것이고, 그래서 내가 이렇게 슬프고 힘들고 무기력하다고 설명이 되어버린다면, 그럼 나는 안심할까? 더 슬퍼질까?

 

나는 변태는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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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산 앨범

crossin/하루

우주히피 3집

the monotones 1집

 

한 동안 음반을 사지 않다가, 갑자기 돈을 쓰고 싶어져서.

 

물론 내가 좋아하는 음악가들이지만 바로 지금의 음악이 좋아서 듣게 되는 건지, 계속 좋아해왔기 때문에 듣는 건지 잘 모르겠다.

 

다른 밴드에서, 다른 느낌의 음악을 연주해도 그들을 생각하면 특정 시기의 내가 생각난다.

 

동창은 나에게 처음으로 카톡을 보냈다.

동창회 단톡방에 날 초대해도 되냐고 물었다.

읽고 씹었다.

 

대답하고 싶지 않다.

 

갑자기 고등학교 때 기억이 몰려와서 당황스러웠다.

아니 기억이 몰려왔다기 보다는 그 때 느꼈던 그 우울함, 무력감, 외로움이 몰려왔다.

 

지금의 내 상황에 맞물려 더 큰 파도가 철썩 철썩.

나는 모래사장이다.

나를 다 집어삼키지도, 나를 부수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자꾸만 아프게 찰싹찰싹 때린다.

 

그래도 좋은 사람은 언제나 나타난다.

필요할 때에 곁에 있어주는 좋은 사람이 항상 있어서, 그래서 견딜 만 하다.

그런데 사실, 솔직히 오늘 정말 보고 싶었던 사람은 다른 사람이었다.

 

그래도 좋은 날이었다.

 

지금 내가 실천하는 것이 나이다.

내가 꿈꾸는, 바람이 잔뜩 들어간 모습의 무언가가 아니라

걷고, 쓰고, 울고 소리지르고 있는 지금의 나.

 

참, 그런데 다른 선생님은 과거가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구성한다고 말씀하셨다.

 

과거가 지금의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거라고, 눈덩이처럼 쌓인 역삼각뿔의 과거가 시간의 평면과 만나는 그 지점이 지금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 걸까.

삼각뿔의 뾰족한 꼭지점 아래에 내가 깔려있는 것 같다.

개미처럼 작은 나는 개미만큼의 고통만을 느끼고 싶은데,

내가 부풀린 자아만큼의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무겁게 찌르고 들어오는 시간의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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