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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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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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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극장이 사라졌다.

사 년을 매일같이 지나다녔는데도 그 큰 건물이 얇은 벽 너머에서 허물어지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보이A, 렛미인, 더 폴, 레인.

그 때 그 곳, 내가 있었음을 증거할 방법은 없다.

그는 예전 연인과 함께 스칼라 극장에서 영화를 봤다고 했다. 나는 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어디에 있는 극장이냐 물었다.

그는 그 극장은 이제 없다고 했다. 왜냐고 물으니, 무너졌다고 했다.

극장이 무너졌다. 상상도 못 했던 대답이었다. 갑작스러운 그 대답 만큼이나 극장 역시 갑작스럽게 무너졌을 거라 생각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지만 '무너졌'을 것이라, 사라졌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무리 검색을 해 보아도 스칼라 극장에 대한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었고, 나는 이 새끼 또 거짓말 했구나 하며 한숨을 한 번 쉬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중앙극장을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이 나에게 보이A와 렛미인, 더 폴, 레인을 본 극장에 대해 묻는다면 나도 그처럼 그 곳은 무너졌다고 말하게 될 것이다.

중앙극장은 무너졌고, 가려졌고, 사라졌다. 그 자리에 들어설 매끄러운 새 건물은 중앙극장을 지워버릴 것이다.

서울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영화를 보러 간다며 들떠 있던 고등학생과, 패배감으로부터 잠시나마 떨어져 단 숨을 쉴 수 있었던 재수생은 머물 곳을 잃었다.

압구정에서 분당까지 -2 : 잠실에서 분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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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복정

 

 

복정- 서현

 

 

 

 

 

???????? 왜 찍었지???? 뭘 찍은 거지...

 

 

 

오뚜기 떼!

여기 주차장 하나가 다 오뚜기 밭이었다.

귀여워서 찍음. 근데 가도가도 오뚜기라 좀 무섭기도 했다.

 

 

 

잠실에서 양재천과 탄천으로 갈라지는 부분.

옆에 큰 산책로가 있었는데 괜히 이 길로 오고 싶어서 들어왔다.

 

 

 

아마 양재천

 

 

 

탄천 방향

 

 

 

탄천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트럭이 눈에 들어왔다.

트럭이 여기 왜 있징 왜 있는 걸까 트럭이 왜 산책로에 있는 거징!

 

 

 

산책로.. 이 때부터 사람이 거의 없어서 조금씩 겁이 났다.

사람이 너무 없어서...

누가 날 잡아다가 새우잡이 배에 팔아버린대도 아무도 모를 것 같은 길이었다.

 

 

 

사람은 없었지만 새는 있었다.

저기 살면 차들 때문에 시끄러울 것 같은데.

 

 

 

실뜨기 하고 싶어서.

 

 

 

여기서 두어 시간만 가면 도착하겠거니

 

 

 

그런데 걸어도 걸어도 익숙한 풍경이 눈에 안 들어온다고!!!

 

 

 

여기가 어디냐고!!!!!!

내 생각 대로면, 금방 가천대학교가 나와야 하는데!!! 흫흫 이 때부터 그만 둘까 심각하게 고민..

 

 

 

걸어도 걸어도 풍경이 변하질 않아 ㅠㅠㅠ

중간에 표지판을 보는데 양재대로라고 써 있어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양재라니.. 나는 성남, 아니 성남 근처라도 왔을 줄 알았는데 양재라니!!

 

 

 

날은 점점 어두워지는뎅..

 

 

 

사람들이 많아졌당! 가로등도 생겼당! 그런데 송파였당!

올림픽 무슨 아파트.. 허허허 나에게 송파는 잠실 바로 옆이었기에 멘붕.

잠실에서부터 한 시간 반 정도 걸은 것 같은데 송파라니!

 

 

 

그리고 이 때부터 빠르게 어두워지기 시작

이제는 흔들려도 다시 찍기 없음

 

 

 

성남도 아니었엉

2.5키로 남았엉..

 

 

 

2키로 남았엉.. 멍청한 나는 저기서 말하는 성남이 바로 이매 즈음이겠거니 생각하고 집에 가서 뭘 먹지 고민함.

 

 

 

이 때 걸은 길 중에서 가장 밝았던 곳..

 

길은 끝이 보이질 않고

날은 어두워지고

산책로엔 가로등이 없고

자전거만 드문 드문 다니고

오른쪽엔 철책이 왼쪽엔 황량한 공터가

걸어도 걸어도 끝이 안 나고 혹시나 사람이 지나가면 반갑기보다는 무서운 마음이 먼저 들고

강변에서 올라가도 지하철도, 버스도 못 탈 것 같고

 

패닉에 패닉 멘붕에 멘붕을 더한 상태로 달리기 시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매우 오래 뛰다 걷다를 반복하다,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중년 부부를 만나 길을 물어 봄

아주머니는 나를 굉장히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셨당... 왜냐면 내가 여기가 어디냐고 물어보았기 때문이지!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고 밤길을 무작정 걷는 사람..은 내가 생각해도 좀 한심하긴 하다

 

무튼 복정과 태평의 중간이라는 말을 듣고 ㅋㅋㅋㅋ 태평역에서 지하철을 타야겠다 마음먹고 다시 또 뛰다가

태평역 부근에서 만난 또 다른 부부에게 안내를 받음 ㅋㅋㅋ

 

 

 

그렇게 태평역에 도착했는데 막상 지하철을 타려니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성남이면 이제 다 왔는데 여기서 그만 두기 아쉽다는 멍청한 마음에 정 힘들고 길 모르겠으면 그 때 타야겠다 생각.

여기는 아마 모란역 사거리 내려가는 길,,..? 아마도

 

 

 

시청 안녕.

 

 

 

야탑역! 흔들려도 다시 찍기 없음!

다리가 점점 풀리기 시작ㅋㅋㅋㅋㅋㅋ

 

 

 

성남 아트센터!

익숙한 길이 나와서 마음은 놓이는데, 차로는 몇 분 안 걸리던 거리가 걸어서 이렇게 오래 걸린다는 사실에 너무나너무나 놀람.

 

 

 

다리 아파서 .. 성남 아트센터 맞은편 버스 정류장에서 좀 쉬었다.

잘 아는 길이고 차도 많이 다니고 아파트 촌이라 무섭지는 않았는데, 다리 아픈게 문제.

힘을 내려고 노동요 개념으로 노래를 부르면서 걸었는데 사람들이 자꾸 어디서 막 나와서 많이 민망했땅

 

 

 

서현 도착!

 

성남에서 집까지 두시간 넘게 걸린 듯.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성남과 우리집은 멀었다.

다리 아파서 천천히 걷고 중간중간 쉬고 .. 그래서 시간이 더 걸리기도 했겠지만은.

 

 

그리고 집 와서 족욕하고 잠.

 

뭔가 끝까지 해냈다는 점은 기쁘나, 굳이 이런 상황에서 '포기하면 안 돼!' 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친구가 조선시대 체험 했냐고..

근데 진짜 자동차란 엄청난 발명이었구나 새삼 깨달음.

산업혁명 이후에 사람들의 인식 체계가 변화했다는 말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있었는데, 이젠 좀 감이 온다.

걸어서 일곱 시간 걸리는 거리를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한 시간이면 이동할 수 있는 거니까 체감하는 세상이 훨신 넓어졌겠지?

또, 그만큼 걷는 속도와 교통수단의 속도가 차이 난다는 뜻이니까, 시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풍경의 이동 속도..도 엄청나게 달라졌을 것이고.

 

그리고오.. 평소에 여자는 밤에 혼자 걸어다니면 안 돼~ 라는 말에 굉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실제로 밤에 '혼자'. 혼자!!! 걸으니까 두려움이 마구마구 생기는 경험을. 사실 내가 느낀 두려움은 저 언설에서 내포하는 성범죄에 대한 두려움이라기 보다는 납치, 장기밀매(진짜로...)등에 대한 두려움이었지만.

나를 방어할 수 있는 기술을 배우거나, 아님 도구라도 들고 다닐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또 다시 이렇게 외진 곳을 혼자 걷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 또 있다.

지나가는 나이 든 남성들의 시선이 굉장히 불편했다.

나이 든 여성, 젊은 여성, 젊은 남성의 경우 맞은 편 사람의 얼굴을 노골적으로 쳐다보는 일이 거의 없었는데,

쳐다보더라도 내가 눈을 맞추면 황급하게 돌리거나 눈 인사를 하거나 했는데...

나이 든 남성들은 눈을 피하지 않고 계속 쳐다본다. 그러다 불쾌한 표정을 짓기도 하고, 한참 뒤에 눈을 돌리기도 하고.

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건지 궁금했다.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라고 생각함.

 

무튼 재미있었다.

친구들한테 무용담처럼 이야기할 때는 뭔가 엄청난 것처럼 생각되었는데,

이렇게 사진을 정리하니 글 두 편짜리 그냥 그런 이야기.

그치만. 뭐.. 즐거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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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에서분당까지-1 : 압구정에서 잠실까지

street/걷기

 어느 토요일, 봉사활동을 가기 위해 모처럼 주말에 집 바깥으로 나갔다.

나갔는데, 큰 맘 먹고 나갔는데 비가 옴. 길이 막힘.

분당에서 열두시 조금 지나 출발했는데 강남에 한시 십분에 도착.

봉사 시간은 두시~ 장소는 은평구~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못 가겠다고 전화드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잤다.

한남동에 두 시 즈음 도착하고, 이대로 집에 들어가기는 아쉬워 한남대교를 건너기로 했다.

한남대교를 건너다 모 아이돌 그룹의 멤버를 닮은 사람을 보았다.

(나는 아직까지 내가 본 사람이 그 그룹의 멤버라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 그룹의 팬인 친구가 일하는 까페로 무작정 갔다.

한 시간 정도 까페에서 빈둥거리다 갑자기 집까지 걸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지도를 찾고 한강을 따라 대충 걸어가다보면 집이 나오겠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길을 나선다.

... 여덟시 전에는 도착할 줄 알았다.. 하..

 

 

 

첫 글이니까 이것 저것.

지도 첨부도 가능하구나 히하 신기. 그런데 경로를 파악하기는 어려워서 네*버 지도 첨부

 

얘는

 화질이 구림..

무튼 대략 저런 경로로 왔는데, 대강 찍어보니 28키로 정도 나온다.

근데 도착점을 서현역으로 찍었고, 원래 한남동에서부터 걸어온 거니까 이 날 삼십키로 조금 넘게 걸은 듯.

흐흐헤헤헤헤헤 경로 찍으면서 보니까 굳이 그렇게 돌아가지 않아도 될 길을 돌고 돌아가기도 했다.

나는 그냥 인생이 그런갑다.

 

 

 

압구정에서 잠실까지 요런 루트로 걸어갔다.

아래부터는 걸으면서 찍은 사진들.

 

 

 

큰 횟집이었는데, 배를 직접 운영하나봐.. 홍진호(號)! 헤헤

개복치 생각난다. 자꾸 똑같은 이유로 죽어서 짜증남..

 

 

 

 

여기는 도산공원 사거리인 듯?

사진으로 찍어놓으니 그렇게 안 커보이지만 낯선, 큰 건물들이 빽빽하게 서 있는 모습에 조금 질림.

그러면서 서울은 큰 도시라는 걸 새삼 다시 한 번 느낌.

크고 복잡하고 딱딱한 도시.

 

 

 

여기는 지나가다 본 갤러리인데, 흐 내 생일이라 찍어 봄

왜 313일까 

 

 

 

 

다음 생에 동물로 태어난다면 개나 고양이가 나을까, 비둘기가 나을까.

 

 

 

 

신호 기다리는데 내 안면을 강타한

 

 

 

그냥 신기해서

 

 

 

 

그냥 무작정 아파트 사이로 걸어갔다. 어디로 가야 할 지 몰라서 두리번 두리번 하다가, 앞서 걸어가던 사람이 갑자기 사라짐을 발견.

저 하얀 구멍으로 사람들이 쏙쏙 사라졌다.

 

 

 

 

앞 사람 따라가려는데 고양이가 길막

어느 정도 가까이 따라붙기 전까지 움직이지도 않고 날 노려보고 있었음 ㄷㄷ 

 

 

 

 

고맙게도 얼마 안 가 비켜줌

 

 

근데 계속 째려봄

 

 

 

 

괴물에 나올 것 같은 굉장히 이상한 공간이었다.

뭐.. 때문에 이렇게 만든 걸까. 지하 보도인데....

무슨 건물 환풍구, 배기구, 하수구 속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

오른쪽 벽에 내 모습이 제법 선명하게 비쳐서 더 이상한 기분..

위에는 벌집같고 흐

 

 

 

 

헤 이렇게 찍으면 이쁠 줄 알았는뎅

 

 

 

 

무튼 한강 도착. 이제 한강 따라 탄천 따라 죽 걸으면 우리 집이 나오겠거니

 

 

 

 

 

 

 

사진으로 깊이감이 잘 표현이 안 되는 군.

굉장히 높고 미끌미끌한 돌계단이었다.

발 잘 못 놀리면 머리통 깨짐

 

 

 

 

헿 안녕. 애벌레 같은 지하철.? 지상철? 전철 

 

 

 

 

뭐 제대로 보이는 게 없지만 이 날 날씨가 실제로 이랬으니까.

실제로 저렇게 탁했다. 하늘도 물도 공기도. 

 

 

 

 

낚시 스팟인가보죠

젊은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놀랐다.

진짜 어린 학생 같이 보인 사람도 배낭 하나 메고 와서 낚시하고

흐흐 커플?도 있었는데, 이색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왔으나 날씨 등등의 악조건 속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된 듯 했다. 

 

 

 

 

오토바이? 타는 곳이 있더라.

넓지 않은 곳을 빙글 빙글 돌던데.. 그냥 그렇게만 타도 오토바이는 재미있나보다

 

 

 

 

은교의 성이 뭔지 소설에 나왔었나?

안 나왔으면 봉씨. 봉은교로.

 

 

 

 

야구장..ㅎ.. 잘하자..ㅎ

 

 

 

하늘에 비행운

잘 안 보이지만 엑스자를 그리고 있다.

사진을 찍을 때는 걍 신기했는데, 이제 보니 그만 걸으란 신의 메시지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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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에서 잠실까지

이 때는 마냥 신났었다.

눈에 보이는 것들도 다 신기하고 예쁘고 재미있고.

무릎도 안 아팠고.

 

사진에 담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보았다.

자전거 타는 사람, 산책하는 사람, 마라톤 하는 사람 등등.

다들 자기만의 휴일을 보내고 있었던 거겠지.

 

기억나는 몇 가지 장면들이 있는데, 그건 일단 조금 더 생각해보고 나중에 정리해야지.

마음이 조금 ... 조금 안 좋았던 장면들인데, 안 좋은 마음이 드는 게 괜찮은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어서.

 

무튼 이 날 걸었던 코스에서 '도심'이라고 느껴졌던 길은 여기까지...

이 다음부터는 무작정 물길만 따라 걸었기 때문에, 건물도 차도 없었다.

 

황급히 마무리 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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