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crossin/하루
아랫집 미친새끼 언제 죽나 했는데 죽어가는 것 같다. 
기침소리가 심상치가 않군.
기뻐할 일인 것 같지만 이제 더 이상 내 에너지를 들여가며 저주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 아버지는 내가 어떤 곤경에 처하기를 굉장히 바라는 것 같다. 
나이주의, 가부장제가 젊은 여성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몰라서 그러는 것이겠지만,
가끔 끔찍하다. 
그가 바라는 나의 불행은 도대체 어떤 것인가. 

자신이 실패하지 않았음을 나의 실패로 증명하고 싶은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실패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싸움 중이다. 
아무도 내게 어떤 것이 싸움인지 알려주지 않았고, 당연히 어떻게 싸우는지도 알려주지 않았다. 
변명을 하고 싶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개짓을 하는 것은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잘 싸우는 방법을 터득해갈 것이다. 
나는 나의 싸움을 피하지 않을 것이고, 나의 싸움에서 이길 것이다. 


'crossin >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장류센터  (0) 2016.09.21
그치 익숙하지  (0) 2016.05.06
정말  (0) 2016.05.06
쓰레기들  (0) 2016.04.27
남을  (0) 2016.04.25